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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고구(良藥苦口)의 뜻과 유래

by idiom.dictionary 2023. 3. 30.

"양약고구"는 직역하면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뜻으로 바른말은 듣기는 싫지만 자신에게 이로운 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고사성어가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이 의미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쓴 약을 먹을 때나 먹기 싫은 쓴 나물 같은 음식을 먹을 때에도 사용하지요. 먹어. 먹어. 입에 쓴 게 몸에 좋은 거야.

 

: 좋을 양

: 약 약

: 쓸 고

: 입 구

 

양약고구-良藥苦口
양약고구-良藥苦口

유래

공자(孔子)께서는 이와 관련된 말씀을 여러 번 하셨습니다.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실에 이롭다. 이런 까닭에 무왕은 신하들이 거침없이 말하여 창성했으나, 주왕은 신하들이 말을 하지 않아 망하였다." (설원 정간편), "약주는 입에 쓰지만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실에 이롭다." (공자가어 육본편) 사기에도 이와 같은 말이 나옵니다.

진시황제의 죽음

양약고구와 관련된 일화 중 유명한 것은 유방에 관련된 일화입니다. 중국 천하를 통일하고 진나라를 세워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철권통치를 한 시황제가 죽자 그동안 학정에 시달리면 숨죽이고 있던 백성들이 곳곳에서 봉기했고, 그런 민심을 명분으로 각지의 군웅들이 각자의 세력을 구축하고 새로운 나라를 건립하기 위해 경쟁하였습니다.

 

항우와 유방

그중에서도 항우와 유방이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하며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2세 황제 원년인 기원전 209년에 군사를 일으킨 유방(훗날 한고조)은 3년 만에 경쟁자 항우보다 한 걸음 먼저 진나라 서울인 함양(咸陽)에 입성했습니다. 3세 황제 자영에게서 항복을 받아낸 유방이 대궐에 들어가 보니 방마다 호화찬란한 재물이 가득하고 꽃 같은 궁녀도 셀 수 없이 많았다고 합니다.

 

번쾌와 장량

영웅호색이라 했던가 유방은 원래 술과 여자를 좋아했으므로 대궐에 머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유방의 최측근 장수인 번쾌(樊)가 쓴소리를 했습니다.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고 천하가 진정한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데, 여기서 주저앉아 한때의 쾌락을 즐기려 하십니까? 모든 것을 봉인(封印)하고 교외의 군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유방의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지혜로운 참모 장량(張良)은 번쾌를 거들었습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진나라 폭정에 대한 백성들의 원한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전하께서 진나라 임금이 누리던 것을 일시적이나마 탐했다는 소문이 세상에 알려지면 백성들이 어찌 생각하겠습니까. 원래 ‘충언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동에는 이롭고, 양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이롭다’고 했습니다. 번쾌의 충언을 받아들이십시오.”

 

유방은 큰 인물이었는지 자신의 생각이 부족했음을 깨닫고 왕궁을 나와 전세를 가다듬고 마침내 항우와의 싸움에서 이겨 한나라를 세우고 천하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양약고구의 뜻과 교훈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 등에서 전해오는 이야기로, 양약고구(良藥苦口)는 좋은 약이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좋은 것처럼 바른말도 귀에는 거슬리지만 처신에는 약이 된다는 의미를 담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도 살면서 이와 같은 경우를 계속 맞닥뜨리게 됩니다. 작은 성공에 도취하여 어려웠던 시절을 잊고 다시 흥청망청하거나 힘들고 어려운 것을 참아내지 못하고 다시 방탕한 시절로 돌아가기 마련이죠. 이럴 때 때 나에게 바른말을 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 해도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겠지요. 좋은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 그것이 바로 나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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