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은 직역하면 ‘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대기만성은 중국의 여러 고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릇이 크면 담을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큰 그릇을 만들려면 작은 그릇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대기만성의 유래와 뜻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大 | 器 | 晩 | 成 |
큰 (대) | 그릇 (기) | 늦을 (만) | 이룰 (성) |
대기만성의 유래
대기만성은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서 처음 나오는 말이지만 그 해석에 있어 이견이 있고, 지금 흔히 사용되는 의미는 주로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과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최염전(崔琰傳)에 나오는 내용으로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후한서 마원전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원은 열두 살 때 부모를 잃었으나 어려서 큰 뜻이 있어 형들이 기특하게 여겼다.
일찍이 제나라 시경을 배웠으나 장구(章句)에 머무를 수 없다고 생각하여
이에 형에게 말하기를, 변방에 가서 밭을 갈고 가축을 하고 싶다고 했다.
형이 말하기를 너는 큰 재주가 있으니 당연히 늦게 완성될 것이다.
훌륭한 장인은 가공하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이니, 우선 좋아하는 것을 따르거라.
마원은 후에 광무제의 신하로 태중대부에 올랐으며 복파장군에 임명되어 큰 공을 세웠습니다.
※ 장구(章句) : 글의 장과 구
삼국지 위서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최염의 사촌동생 최림은 젊어서 이름을 알리지 못해 친척들이 그를 업신여겼지만, 최염은 항상 말했습니다.
그는 이른바 대기만성의 사람이니 결국 반드시 심오한 경지에 이를 것이다.
탁군의 손례와 노육이 처음 군부에 들어오니 최염은 또 그들을 평가했다.
손례는 밝고 굳세고 강직하여 결단에 능하고, 노육은 청렴하고 밝아 끊임없이 연마하니,
모두 다 삼공(三公)의 재주가 있다.
후에 최림, 손례, 노육은 모두 삼공의 자리에 올랐다.
대기만성의 뜻
우리는 보통 훌륭한 사람에게 '큰 사람이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큰 사람이 성취하는 일들은 대게 짧은 시간에 이루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대기만성은 바로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흔히 오랜 무명의 세월이 지난 후에 큰 인기를 얻게 되는 배우들에게 대기만성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들 역시 젊은 나이에 일찍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은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했기에 결국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2017년 영화 '범죄도시'에서 완벽한 조선족 조폭 연기로 세상의 주목을 받은 진선규 씨는 1977년생으로 2000년부터 연극 활동으로 시작으로 17년간 무명의 시절을 보내다가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진선규 씨 외에도 이런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혹시 지금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 성취하지 못한 것 같다면, 아직 때가 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대기만성과 반대의미의 고사성어
용두사미(龍頭蛇尾)
'용의 머리, 뱀의 꼬리'는 뜻으로 시작은 그럴듯하나 끝이 흐지부지함을 의미함.
대기만성이 유래된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의 원문 구절
援年十二而孤 (원년십이이고) 少有大志諸兄奇之(소유대지제형기지)
嘗受齊詩(상수제시) 意不能守章句(의불능수장구)
乃辭況(내사황) 欲就邊郡田牧(욕취변군전목)
況曰(황왈) 汝大才當晚成(여대재당만성)
良工不示人以朴(양공불시인이박) 且從所好(차종소호)
대기만성이 유래된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최염전(崔琰傳)의 원문 구절
琰從弟林少無名望(염종제림소무명망) 雖姻族猶多輕之(수인족유다경지)
而琰常曰(이염상왈) 此所謂大器晚成者也(차소위대기만성자야) 終必遠至(종필원지)
涿郡孫禮盧毓始入軍府(탁군손례노육시입군부) 琰又名之曰(염우명지왈)
孫疏亮亢烈剛簡能斷(손소양항렬강간능단) 盧清警明理百鍊不消(노청경명이백연불소) 皆公才也(개공재야)
後林禮毓咸至鼎輔(후임예육함지정보)
후한서(後漢書)
남조 송(宋) 나라 범엽(范曄)이 지은 역사서로 후한의 역사는 물론 이 책의 동이전(東夷傳)에는 부여, 읍루, 고구려, 동옥저, 예, 한(韓) 및 왜(倭)의 전(傳)이 있어,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동이전과 함께 한국 고대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음.
삼국지(三國志)
서진(西晉)의 진수(陳壽)가 짓고 남조 송(宋) 나라의 배송지(裴松之)가 주를 달아 내용을 보충한 삼국시대의 인물들을 다룬 역사서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와는 다른 정통 역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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