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혹시 '오리'를 동물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오리무중은 물건이나 사람을 찾지 못하거나,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선거나 스포츠 경기에서 많이 사용되는 말입니다. 직역을 하면 오리(五里) 즉 오늘날의 거리로 환산하면 약 2Km(1리는 약 400m)가 안갯속에 있다는 뜻입니다. 사방천지가 안개 속이니 무엇을 찾기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겠지요. 그럼 오리무중이라는 말이 생겨난 배경을 알아볼까요?
五 | 里 | 霧 | 中 |
다섯 (오) | 마을 (리) | 안개 (무) | 가운데 (중) |
후한 때의 학자 장해
후한(後漢) 순제(順帝) 때 장해(張楷)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인품이 뛰어나고 학문이 깊은 것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순제가 그 명성을 듣고 여러 차례 조정으로 불렀지만 그때마다 장해는 병을 핑계로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배우기 위해 찾아왔고 늘 100여 명이 넘는 제자들로 북적였다 합니다. 이름난 선비나 권세가들도 그를 찾아와 가까이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장해는 세속에 물들어 사는 것이 싫어 화음산 기슭으로 들어가 숨어 살았다고 합니다.
오리무중의 유래 - 사방 오리에 안개를 만들다
하지만 장해가 숨어 사는 곳이 알려지자 다시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사는 곳에 찾아와 결국 그의 집 주변에는 저자('시장"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장해는 학문뿐만 아니라 도술에도 능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해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찾아오면 사방 5리를 뒤덮는 안개를 일으켜 사람들이 자신을 찾지 못하게 하였다고 합니다.
오리무중의 뜻 - 갈피를 잡을 수 없음
장해가 사람들에게서 숨기 위해 만든 5리의 안개는 오늘날 의미가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짙은 안갯속에서는 길을 찾기 힘들 듯 주로 사람이나 물건의 행방을 알 수 없을 때 또는 어떤 일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때에 '오리무중'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사실 요즘은 세상이 너무도 빨리 변해 사는 것 자체가 '오리무중'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올바르게 사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으니까요. 지금 마치 안갯속을 헤매고 있는 기분이 드신다면 하루빨리 안개가 걷히고 맑은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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