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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동풍(馬耳東風)의 뜻과 유래

by idiom.dictionary 2023. 4. 12.

마이동풍은 말의 귀에 동쪽에서 부는 바람이 지나간다는 뜻입니다. 말의 귀에 바람이 분다 한들 말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마이동풍은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평소 주변사람들에게 많은 말들을 듣고 삽니다. 그중에는 나를 위해 필요한 말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말의 귀에 바람이 불듯 그런 이야기들을 흘려보낸다면 그 말은 아무런 소용이 없겠지요

 

말 (마) 귀 (이) 동녘 (동) 바람 (풍)

 

마이동풍-馬耳東風
마이동풍-馬耳東風

 

마이동풍의 유래

마이동풍은 이백(李白)이 그의 친구 왕십이(王十二)가 보낸 짧은 시 한 구절이 담긴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보낸 시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친구 왕십이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의미가 담긴 '한야독작유회(寒夜獨酌有懷 : 추운 밤에 홀로 술을 마시며 회포에 잠긴다)'라는 시를 적어 편지를 보내자 이백은 '답왕십이한야독작유회(答王十二寒夜獨酌有懷)'라는 시를 적어 답장을 보내는 데 그 장편의 시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吟詩作賦北窗裏(음시작부북창리) 북창 안에서 시를 읊고 글을 지으나

萬言不直一杯水(만언불치일배수) 만 마디 말이 물 한 그릇의 가치도 없네

世人聞此皆掉頭(세상문차개도두) 세상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머리를 흔드니

有如東風射馬耳(유여동풍사마이) 마치 봄바람이 말 귀를 스쳐가는 것과 같네

 

마이동풍의 뜻

당시의 당나라는 권세에 아첨하여 벼슬을 얻거나 무공을 세워 출세하는 사람들은 득세하지만 , 이백이나 왕십이 같이 글재주가 있는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는 시대였다고 합니다. 친구 왕십이가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시를 보내자, 이백은 세상 사람들이 말의 귀에 바람이 부는 것 마냥 우리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부귀영화를 좇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의미가 담긴 긴 답장을 보냅니다. 마이동풍은 바로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흘려버림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백은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에 속상하고 화가 났겠지만, 오늘날 당나라 시대의 많은 문인들은 중국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문학을 꽃피운 사람들로 존경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이백,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두보, 시불(詩佛)로 불리는 왕유 등은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불리며 추앙받고 있습니다.

 

잘 말하기, 잘 듣기

사람은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을 잘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라는 소설에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모모'라는 친구가 나옵니다. 그냥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따뜻한 관심과 온 마음으로 듣는 모모가 있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다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는 내용이 담겨있지요.

 

말을 잘하는 사람은 자기를 뽐낼 수 있겠지만, 말을 잘 듣는 사람은 자기 자신도 성장할 뿐만 아니라 말한 이도 성장하게 하는 힘이 있나 봅니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계신가요? 자기 PR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자기 얘기에 몰두하며 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말하는 사람만 있고 듣는 사람이 없다면 어떤 말이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마이동풍'은 오늘의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있습니까?

 

마이동풍과 비슷한 의미의 사자성어

우이독경 牛耳讀經
쇠귀에 경 읽기라는 뜻으로,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이르는 말.

우이송경 牛耳誦經
쇠귀에 경 읽기라는 뜻으로,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이르는 말.

대우탄금 對牛彈琴
소를 마주 대하고 거문고를 탄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깊은 이치를 말해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므로 아무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

여풍과이 如風過耳
바람이 귀를 스쳐 지나가는 듯 여긴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태도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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