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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四面楚歌)의 뜻과 유래

by idiom.dictionary 2023. 4. 18.

 

사면초가를 직역하면 ‘사방이 초나라 노래’라는 뜻입니다. 사방팔방에서 초나라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상황이니 왠지 신이 나는 장면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 말은 생겨난 배경을 알게 되면 측은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사면초가의 유래와 뜻을 알아보겠습니다.

 

넉 (사) 낯 (면) 초나라 (초) 노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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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四面楚歌-뜻-유래
사면초가-四面楚歌-뜻-유래

 

사면초가의 배경

진나라 시황제가 죽자 전국의 영웅들이 새로운 세상의 주인이 되기 위해 패권을 다투게 되었습니다. 그중 한나라의 유방과 초나라의 항우가 마지막까지 자웅을 겨루었으나 대세는 한나라 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전황이 불리해진 항우는 유방의 제안을 받아들여 천하의 서쪽은 한나라가 동쪽은 초나라가 차지하기로 휴전협정을 맺고 자신의 본거지인 동쪽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방의 참모인 장량과 진평은 항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주장하며 유방을 설득하고 항우를 공격하게 했습니다.

항우는 동쪽으로 돌아가던 중 해하에서 한나라의 연합군에게 포위당했습니다. 그때까지 한 번도 전투에서 지지 않았던 항우는 대패하고 10만 명의 병사 중에 8만여 명이 목숨을 잃는 지경이 되었다고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초나라 군을 포위한 한나라의 군사들은 날이 어두워지자 동서남북 사방에서 초나라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면초가의 유래

사기(史記)의 항우본기(項羽本紀)에서는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얘기합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노래 소리에 항왕(항우)는 크게 놀라 말하였다.

"한나라 군사가 이미 초나라의 모든 땅을 얻은 것인가? 어찌하여 초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것인가?"

항우는 한밤중에 이어나 장막에서 술을 마시며 다음과 같이 시를 지어 심경을 말합니다.


항우 <해하가(垓下歌)>

力拔山兮氣蓋世 (역발산혜기개세)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는데,

時不利兮騅不逝 (시불리혜추불서) 때가 불리하니 추(騅)도 나아가지 않는구나.

騅不逝兮可奈何 (추불서혜가나하) 추가 나아가지 못하니 어찌해야 옳은 것인가?

虞兮虞兮奈若何 (우혜우혜내약하) 우희(虞姬)여, 우희여 어찌해야 하는가?


시에 나오는 '우희'는 항왕을 따르던 아름다운 여인이었으며, '추'는 항왕이 타고 다니던 말을 뜻합니다.

항왕의 애첩이었던 우희는 다음과 같은 답시를 읊었다 합니다.(사실 이 시는 사기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후대에 지어진 것입니다.)


우희 <화항왕가(和项王歌)>

漢兵已略地 (한병이략지) 한군이 이미 천하를 점령했으니,

四面楚歌聲 (사면초가성) 사방에서 들려오는 것은 초나라의 노랫소리.

大王義氣盡 (대왕의기진) 대왕의 의기가 다하셨다면,

賤妾何聊生 (천첩하료생) 천첩이 살아서 무엇하리오.


항우는 그날 밤 말을 타고 소수의 병사를 이끌고 한군의 포위망을 뚫고 달아났지만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사면초가의 뜻

사면초가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는 몹시 어려운 상황을 뜻합니다. 유사한 의미의 사자성어로는 고립무원(孤立無援), 진퇴양난(進退兩難)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항우는 초나라 귀족의 후예로 태어나 엄청난 군사적 능력을 바탕으로 진나라 후기의 혼란한 시기를 제패할 뻔 한 사람입니다. 항우는 인간을 초월한 전투 능력과 파란만장한 일생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중국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우는 정치적 식견이 부족하고 대단히 잔인한 모습을 보일 뿐 아니라,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고 독불장군의 태도를 취하면서 점차로 버림받아 결국 한때 자신이 깔보던 미천한 출신의 유방에게 천하를 내어주게 됩니다.

 

요즈음에도 '어떤 해결방법도 찾기 힘든 어려운 상황'을 '사면초가'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사면초가는 몹시도 어려운 형국에 이르기까지 자신이나 주변을 돌보지 않고 앞으로의 상황을 대비하지 않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사면초가와 비슷한 의미의 사자성어

고립무원(孤立無援)
도움을 받지 못하고 홀로 서 있다는 뜻으로, 도움 받을 데가 없음을 의미함.

사고무친(四顧無親)
사방을 돌아보아도 친척이 없다는 뜻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의미임.

낭패불감(狼狽不堪)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의미임. 낭과 패는 전설로 전해지는 이리의 이름으로 '낭'은 앞다리가 길고 뒷다리가 짧으며, 패는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다. 낭은 패가 없으면 서지 못하고 패는 낭이 없으면 다니지 못하므로 반드시 함께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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