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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螢雪之功)의 뜻과 유래

by idiom.dictionary 2023. 5. 25.

형설지공을 직역하면 ‘반딧불이와 눈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입니다. 이 이야기는 중국 진(晉) 나라에 살았던 두 사람의 일화에서 비롯된 고사성어로 반딧불이와 눈으로 어떻게 공을 이뤘는지 궁금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고사는 당나라 때에 편찬된 책에 소개가 되어 널리 알려졌고,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말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형설지공의 유래와 뜻을 알아보겠습니다.

 

반딧불이 (형) 눈 (설) 어조사 (지) 공 (공)

 

형설지공-螢雪之功-뜻과유래
형설지공-螢雪之功-뜻과유래

 

형설지공의 유래

형설지공은 교육적 의미가 있어 여러 책에서 나타납니다. 가장 처음 이 이야기가 언급된 책은 진서(晉書)의 차윤전(車胤傳)이고, 몽구(蒙求)라는 교육책에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알려져 많이 사용했습니다.

 

여기서는 제일 처음 언급된 진서(晉書)의 내용을 바탕으로 형설지공의 유래를 알아보겠습니다. 원문을 직역에 가깝게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진나라의 차윤이 어려서 공손하고 부지런하여 책을 많이 읽었다.

항상 기름을 얻지 못하여 여름에는 명주 주머니에 수십 마리의 반딧불이를 담아 책을 비추며 읽었다.

밤낮으로 계속하더니 나중에 관직이 상서랑에 이르렀다.

지금 사람들이 공부방의 창을 형창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을 따르는 것이다

 

진나라의 손강이 젊었을 때 성품이 맑고 곧아 사람을 함부로 사귀지 않았다.

집안이 가난해 기름이 없어 일찍이 눈에 비추어 책을 읽더니 나중에 관직이 어사대부에 이르렀다.

지금 사람들이 책상을 설안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을 따르는 것이다.

 

형설지공의 뜻

차윤과 손강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형설지공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배품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여 큰 공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환경이 어려우면 그럴듯한 이유로 포기하기 마련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었지만 가난해서, 바빠서, 힘들어서, 졸려서 라는 이유로 할 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대게 핑계일 뿐 진짜 이유는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진짜 이유는 내가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낼 만큼 하고 싶지는 않아서였던 것은 아닐까요?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가난한 집의 젊은이들이 어두운 등잔불이나 촛불 한 자루 아래에서 공부했다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말도 있지요. “개천에서 용 났다.” 이 말도 형설지공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실 요즘은 ‘개천에서 용 나지 않는 시대’라고들 말합니다. 열심히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성공을 위한 노력보다는 지금 당장의 행복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워라밸이나 욜로 같은 말은 이러한 분위기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 봤자 내가 이룰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너무 열심히 하기보다는 지금의 삶이 조금 더 행복해지도록 하고 싶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거 계급사회에서 평등한 사회로, 시장경제의 시대로 바뀌면서 사람들에게 아주 많은 기회가 있던 시절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가 안정되자 모두가 잘 살 것만 같았던 사회는 오히려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계층 간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는 사회가 되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요즘 사회는 유리천장이나 빈부의 격차로 발생하는 정보의 불균형, 기회의 불균형이 계층이동을 가로막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출발선이 다른,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사회라면 사람들은 노력을 헛되이 생각하기 쉽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있어 열심히 노력하며 살고, 그 노력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도 함께 만들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정말로 반딧불이 수십 마리로 책을 읽을 수 있었을까요? 정말로 흰 눈에 반사되는 달빛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을까요? 반딧불이 수십 마리라고 해도 그 빛이 명주 주머니를 뚫고 나오기도 힘들 것 같고, 긴긴 겨울밤에 구름 없는 보름날만 계속되는 것이 아니었을 테니, 음… 조금 의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중국 사람들의 과장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니 그냥 넘어갑니다. 아주 오래전 제가 아주 어렸을 적에 맑은 날 보름달이면 가로등이 없는 밤거리도 제법 환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의 밤거리는 온갖 조명으로 달빛의 매력이 사라져 버렸네요. 많이 아쉽습니다.

 

형설지공이 인용된 뉴스 보기

 

형설지공과 비슷한 의미의 사자성어

형설지공의 고사에서 유래된 비슷한 사자성어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강영설(孫康映雪), 차윤성형(車胤盛螢), 차윤취형(車胤聚螢), 차형손설(車螢孫雪), 형창설안(螢窓雪案), 영설독서(映雪讀書) 등인데 모두 형설지공과 같은 유래와 뜻을 의미합니다.

 

이 외에도 다른 유래를 가지고 있지만 형설지공과 비슷한 의미의 사자성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경야독(晝耕夜讀)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책을 읽는다’라는 뜻으로, 바쁘고 고단한 해도 열심히 공부함을 의미함.

우각괘서(牛角掛書)
'소 뿔에 책을 걸다'라는 뜻으로, 시간을 아껴 공부하는 데 힘쓰는 태도를 의미함.

용서성학(傭書成學)
‘남의 책을 베껴 쓰며 학문을 이루다’라는 뜻으로, 책을 사지 못할 만큼 어려운 형편에서도 열심히 학문을 닦아 훌륭한 업적을 이룬다는 의미임.

착벽투광(鑿壁偸光)
‘벽을 뚫어 빛을 훔치다’는 뜻으로 어려운 형편에서도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을 의미함.

 

 

 

 

 

 

형설지공이 유래된 책의 원문 구절


출전(出典) : 진서(晉書) 차윤전(車胤傳)

晉車胤幼 恭勤博覽

不常得油 夏日 以練囊 盛數十螢火
照書讀之 以夜繼日
後 官至尙書郞
今人 以書窓 爲螢窓 由此也

晉孫康少 淸介交不雜
家貧無油 嘗映雪讀書
後 官至御史大夫
今人 以書案 爲雪案 由此也


출전(出典) : 몽구(蒙求)

孫氏世録曰
康家貧無油 常映雪讀書
少小清介 交游不雜
後至御史大夫

晉車胤字武子 南平人
恭勤不倦 博覽多通
家貧不常得油
夏月則練囊數十螢火 以照書 以夜繼日焉
桓溫在荊州 闢為從事 以辯識義理深重之
稍遷征西長史 遂顯於朝廷
時武子與吳隱之 以寒素博學知名於世
又善於賞會 當時有盛坐 而武子不在 皆云
無車公不樂
終吏部尚書

 

 

 

형설지공이 유래된 책 소개

 

진서(晉書)

진서(晉書)는 당나라 태종(太宗)의 지시로 644년에 방현령(房玄齡) 등이 편찬한 진(晉) 왕조의 정사(正史)입니다. 
제기(帝紀) 10권, 지(志) 20권, 열전(列傳) 70권 외에 재기(載記) 30권 등 총 130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으로 제기라는 양식이 정사에 나타난 것이며, 5호 16국(五胡十六國)에 관한 기록으로서 진나라 시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몽구(蒙求)

몽구(蒙求)는 당나라 학자 이한(李澣)이 한자를 배우는 어린이를 위하여 편찬한 교재로, 1구 4자 600구, 모두 2,400자로 된 사언고시(四言古詩)입니다. 중국 역대의 뛰어난 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소개하는 글로 구성되었으며, 외우기 쉽게 4언으로 운을 맞춰 지은 인물고사집(人物故事集)입니다.
조선시대에도 선비가문에서는 이 책을 아동용 학습교재로 널리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조선 말기에는 홍익주(洪翼周)라는 학자가 이 책에 자세한 해석을 붙인 ‘몽구주해(蒙求註解)’를 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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